스테로이드를 쓰면 몸이 터질 듯이 펌핑되고, 테스토스테론 수치도 하늘을 찌른다. 거울을 보면 만족스럽고, 웨이트도 잘 들어진다. 그런데 그 순간에도 조용히, 고환은 기능을 멈추고 있다. 이건 과장이 아니다.
고환이 멈추는 이유: HPT 축 억제
우리가 평소에 테스토스테론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이렇다.
- 뇌 시상하부에서 GnRH가 나옴
- 뇌하수체가 자극받아 LH, FSH 분비
- 이게 고환에 작용해서 정자 생성 + 내인성 테스토스테론 분비
그런데 외부에서 스테로이드(테스토스테론 계열)를 넣어버리면 몸은 '아, 지금 테스토스테론 많네'라고 착각한다. 결과? LH와 FSH 분비가 중단되고, 고환은 더 이상 자극받지 않는다. 그 상태가 지속되면 정자 생산은 중단되고, 고환은 눈에 띄게 작아진다.
이게 바로 스테로이드 유저들이 흔히 겪는 무정자증의 원인이다. 싸이클이 끝난 후에도 정상이 안 돌아오면? 최악의 경우, 불임까지 간다.
이걸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 hCG
여기서 **hCG (human chorionic gonadotropin)**가 등장한다. hCG는 LH와 거의 동일한 역할을 한다. 즉, 스테로이드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고환을 꾸준히 자극해주는 유일한 수단이다.
hCG를 주기적으로 투여하면:
- 고환 내 Leydig 세포를 자극해 내인성 테스토스테론을 계속 만들어냄
- 고환이 기능을 완전히 멈추는 걸 막아줌
- 정자 생성도 일정 수준 유지 가능
- 싸이클 이후 회복(PCT) 시 훨씬 빠르고 효율적으로 정상화 가능
요약하자면, 고환을 ‘쉬게는 하되, 완전히 놀게 두지는 않는 것’이 포인트다.
실제로는 어떻게 써야 하나?
- 싸이클 중: hCG 250 ~ 500 IU, 주 2-3회 투여
hCG 용량을 너무 높이면?
- 에스트로겐 전환 증가 → 유선 비대증 위험 (gyno)
- 음낭 통증, 수분 저류
- 내인성 LH 수용체에 대한 감수성 저하 (desensitization)
즉, “많이 쓴다고 좋은 게 아님”. 목표는 자극 유지이지, 억지로 수치 올리는 게 아니다.
- 싸이클 종료 : hCG 1000 ~ 2000 IU, 격일(Every other day) 투여, 3주
- 고도 Shutdown 상태(장기 싸이클, 블라스트 앤 크루즈 후): HCG 5000 IU, 격일(Every other day) 투여, 최대 6, 이후 **내성 방지 위해 중단 → SERMs (클로미펜, 타목시펜)**으로 넘어감
여기서 중요한 건, PCT 때만 쓰는 게 아니라 싸이클 중에도 병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싸이클 끝나고 나서 갑자기 hCG를 쓰는 건, 이미 잠든 고환을 억지로 흔들어 깨우는 거고, 회복 확률이 낮아진다.
그럼 왜 유명 보디빌더들은 애도 잘 낳는데?
이 부분에서 헷갈리는 사람이 많다. “올림피아 나간 선수들도 스테로이드 수년간 썼다는데 자식 잘만 낳던데?” 이건 맞는 말이긴 한데, 중요한 건 그 사람들은 철저하게 관리했다는 점이다.
- hCG를 싸이클 중에도 꾸준히 사용
- 싸이클 전후 정자 냉동 보존
- 정기적인 호르몬 검사 및 생식기능 모니터링
이런 것들이 시스템처럼 갖춰져 있기 때문에 가능한 거다. 그냥 막 싸이클 돌리는 사람들하고는 다르다. 내가 말하는 건 아마추어가 무계획으로 스테로이드 돌리는 경우다.
특히 ‘Blast and Cruise’ 하는 사람들 주의
‘블라스트 앤 크루즈’는 고용량 테스토스테론(혹은 복합제제)을 일정 기간 사용하고, 그다음 저용량 TRT 수준으로 유지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걸 hCG 없이 수년간 반복하면, 고환 기능이 완전히 죽는다.
진짜로 다시 깨어나지 않는 수준까지 가는 경우가 많고, 일부는 **평생 외부 테스토스테론 의존 상태(TRT)**로 살아야 한다.
결론: 싸이클을 한다면, hCG는 선택이 아니라 ‘의무’
싸이클을 하고 있다면, 그리고 언젠가는 자녀를 가질 생각이 있다면, hCG는 그냥 넣는 게 아니라 반드시 넣어야 하는 약물이다.
“싸이클을 돌리는 동안 hCG 없이 버틴다는 건, 고환을 장기휴가 보낸 뒤 싸이클 끝나고 와서 갑자기 일하라고 소리치는 것과 같다.” 제대로 복귀시키고 싶다면, 쉬는 동안에도 최소한의 자극은 줘야 한다. 그게 바로 hCG가 하는 역할이다.
싸이클 끝나고 어떻게 회복할까? 중요한 순서 정리
- 먼저 싸이클이 끝났다고 바로 PCT 들어가면 안 된다.
쓰던 스테로이드가 몸에서 완전히 빠질 시간을 줘야 돼.
예를 들어 테스토스테론 에난테이트 같은 경우는 보통 10~14일 정도 기다려야 한다.
이걸 ‘에스터 클리어링 기간’이라고 한다. - 그 다음은 hCG를 고용량으로 2~3주 정도 격일로 맞아준다.
이건 고환이 완전히 잠드는 걸 막고, 다시 테스토스테론 만들 수 있게 도와주는 단계다. - hCG를 다 쓰고 나서 3~5일 정도 텀을 두고, 이제 SERM 계열 약물(클로미펜, 놀바덱스 등)로 본격적인 PCT에 들어간다.
여기서 중요한 건 순서.
hCG → SERM 순서로 가야 제대로 회복된다. - SERM 복용 방법 예시
- 클로미펜(Clomid): 하루 50mg씩 4주
- 놀바덱스(Nolva): 하루 20mg씩 4주
이건 병용해도 되고, 단독으로 써도 된다. 상황이나 선호에 따라 다르게 가도 무방하다.
자주 하는 실수
- hCG만 쓰고 PCT 안 한다 → 회복이 제대로 안 됨
- SERM 먼저 쓰고 나중에 hCG 쓰는 경우 → 타이밍 엇나가서 효과 떨어짐
- 싸이클 끝나자마자 바로 클로미펜이나 놀바덱스 쓰는 경우 → 몸 안에 아직 스테로이드가 남아있으면, 의미 없다
핵심은 타이밍과 순서야.
클리어링 → hCG → SERM.
이 흐름만 잘 지켜도 회복률이 훨씬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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